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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알리·테무 위협 현실화…적자 전환한 쿠팡 김범석 "투자로 대응"

쿠팡이 7분기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알리익스프레스(이하 알리)·테무 등 일명 'C커머스(중국 이커머스)'의 한국 시장 진출로 경쟁이 치열해진 영향이다. 김범석 쿠팡 창업자(쿠팡Inc 의장)는 C커머스의 공세에 대규모의 상품·고객 투자 확대로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7분기 만에 순손실 '어닝쇼크'쿠팡은 올해 1분기 매출이 전년(7조3990억원·58억53만 달러)와 비교해 28% 늘어난 9조4505억원(71억1400만 달러·분기 평균 환율 1328.45원)을 기록했다고 8일 밝혔다.다만 쿠팡의 영업이익은 531억원(4000만 달러)을 기록해 전년 동기 1362억원(1억677만 달러) 대비 61% 크게 줄었다. 쿠팡의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한 것은 2022년 3분기 첫 분기 영업흑자 전환 이후 처음이다.영업이익이 줄면서 당기순이익은 적자로 전환했다. 당기순손실 318억원(2400만 달러)을 기록한 것이다. 쿠팡이 분기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것은 지난 2022년 2분기(-952억원) 이후 처음으로 7분기 만이다.미국 월가에서는 1분기 쿠팡 실적을 '어닝 쇼크'(실적 충격)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쿠팡의 1분기 당기순이익을 1300억∼1500억원으로 예상해왔다. 이에 뉴욕 증시 장 마감 후 이뤄진 실적 발표 직후 쿠팡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6∼7% 하락하기도 했다. C커머스 초저가 공습 영향쿠팡의 실적 부진은 최근 국내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 알리와 테무 등 C커머스의 공습이 한몫했다는 분석이다.실제 알리와 테무의 국내 월간 사용자 수는 1700만명으로 쿠팡의 절반 수준까지 치고 올라왔다. 이들 기업의 최근 1년 매출은 약 3조원 규모로 추산되는데, 이는 2014년 로켓배송을 시작한 쿠팡의 2017년 매출(2조6846억원)을 뛰어넘는 수준이다.김범석 의장 역시 이날 실적 발표 후 가진 콘퍼런스콜(전화회의)에서 알리·테무 등 C커머스의 가파른 성장세를 언급하며 위기감을 나타냈다.그는 "C커머스 업체들의 진출은 유통업계의 진입장벽이 매우 낮으며, 소비자들은 클릭만으로 다른 쇼핑 옵션을 선택한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C커머스 진출로 쿠팡에서만 구매하는 소비자 '락인'(가둬두기) 효과도 사실상 사라졌다"고 평가했다.김 의장이 공식 콘퍼런스콜에서 C커머스를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당장은 쿠팡의 매출이 높지만, C커머스 업체가 최근 고속성장한 상황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김범석 "30조 투자로 반격"김 의장은 이날 C커머스에 대응하기 위해 인프라와 한국 제조업에 대한 투자를 대폭 강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쿠팡은 지난달 중국 이커머스에 대응해 3년간 3조원 이상을 투자해 경북 김천, 광주 등 신규 물류센터 8곳을 운영하고, 2017년까지 전 국민 5000만명을 대상으로 로켓배송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여기에 더해 김 의장은 '국산 제조사 상품 판매 확대'와 '소비자 혜택' 투자 카드를 내세웠다.먼저 중소기업을 포함한 국산 제조사 상품의 구매와 판매 규모를 지난해 17조원(130억 달러)에서 올해 22조원(160억 달러)으로 늘릴 계획이다.여기에 와우 멤버십 투자 규모도 확대한다. 지난해 4조원(30억 달러)에서 올해는 37.5% 늘린 5조5000억원(40억 달러)을 투자한다. 투자금은 와우 멤버십 혜택인 쿠팡 플레이 콘텐츠, 쿠팡이츠 등 서비스 투자에 쓰일 계획이다.최근 중국산 제품의 유해물질 검출과 C커머스의 개인정보 부당 수집 등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커진 만큼 검증된 국산품과 엔터테인먼트를 결합한 멤버십 서비스를 내세운다면, 중국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우위에 설 수 있을 거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다만 쿠팡의 이 같은 투자가 결실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업계 관계자는 "알리와 테무의 자금력과 성장 속도는 쿠팡보다 월등한 것이 사실"이라며 "누가 이길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시장 환경에 접어들었다"고 했다.안민구 기자 amg9@edaily.co.kr 2024.05.09 07:00
IT

멤버십 가격 인상한 쿠팡, 배고픈 티빙도 올릴까

국내 이커머스와 배달,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시장을 휩쓸고 있는 쿠팡이 1400만 가입자의 멤버십 요금을 전격 인상하면서 라이벌 티빙의 셈법이 복잡해질 전망이다. 쿠팡플레이와 가격 경쟁을 할 수 있게 됐지만 장기간 이어진 적자 탈출을 위해서는 변화가 필요하다. 프로야구 뉴미디어 중계권을 따내기 위해 쏟은 투자금 회수도 절실하다. 결국 OTT 업계의 수익화 트렌드를 따라갈지 관심이 쏠린다.14일 앱 분석 서비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2020년 12월 서비스를 시작한 후발주자 쿠팡플레이가 국내 OTT 시장에서 빠르게 저변을 확대하고 있다.지난달 엔터테인먼트 앱 신규 설치 순위에서 74만건을 기록해 티빙(71만건)을 누르고 1위를 차지했다. 4위 넷플릭스(29만건)와 6위 웨이브(19만건)는 가뿐히 넘어섰다.다만 티빙의 올해 1분기 평균 DAU(일간 활성 이용자 수)는 162만7000명으로 쿠팡플레이(97만3000명)보다 우세했다. 2026년까지 3년간 1350억원이라는 거금을 들여 프로야구 유·무선 중계권을 품은 성과다.이렇게 OTT 간 엎치락뒤치락하는 싸움이 펼쳐치는 상황에서 쿠팡이 '가격 인상'이라는 카드를 갑자기 꺼내들었다.쿠팡플레이는 온라인 쇼핑 빠른 배송과 OTT 서비스 등 여러 혜택을 월 499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제공해온 '와우 멤버십'을 등에 업고 빠르게 몸집을 키웠다. 그러다 지난 13일부터 신규 가입하는 회원은 월 7890원을 내는 것으로 정책을 변경했다.이를 두고 2010년 창사 이래 14년 만에 처음으로 연간 흑자를 달성한 쿠팡이 수익 구조 개선에 제대로 팔을 걷어붙였다는 분석이 나온다.고객 이탈을 막기 위해 단순히 가격을 올리는 데 그치지 않고 지난달 '배달비 0원'이라는 파격적인 혜택을 추가했다. 티빙은 월 1만7000원 '프리미엄' 상품으로 스트리밍 서비스만 뒷받침하지만, 쿠팡 와우 멤버십은 월 8000원 미만에 OTT를 비롯해 무료 새벽·당일 배송은 물론 무료 반품, 쿠팡이츠 배달비 무료, 회원 전용 할인 등 10가지가 넘는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게 쿠팡의 설명이다.쿠팡 관계자는 "하나의 멤버십으로 쇼핑부터 엔터테인먼트 음식 배달까지 모두 무료 혜택이 적용된다는 점에서 현존하는 멤버십 중 '압도적인 가성비'를 갖췄다"고 말했다.쿠팡과 요기요, 웨이브 멤버십을 이용 중인 직장인 송 모(39) 씨는 "와우 멤버십 가격이 비싸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배달비가 무료라고 하니 요기요를 해지해야 하나 고민 중"이라며 "티빙은 지상파 방송 프로그램도 볼 수 있게 된다면 가입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쿠팡을 바라보는 티빙도 조만간 행동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유튜브는 광고 없는 멤버십 가격을 작년 말 43% 기습 인상했고, 넷플릭스는 광고요금제 출시와 함께 계정 공유를 유료화했다. 디즈니 플러스도 계정 공유 금지를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이처럼 '가입자 확보 후 수익화'는 OTT 업계에서 일종의 공식으로 자리매김했다.티빙도 프로야구 무료 시청과 첫 가입 100원 프로모션을 이달 말 종료하는 만큼 이제는 수치적인 성과를 내기 위한 전략을 짜야 한다.지난해 연간 매출은 약 3264억원으로 전년보다 32%가량 증가했지만 영업손실도 1420억원으로 230억원 가까이 불었다.증권가는 작년 말 가격 인상을 단행한 티빙이 멤버십에 또 변화를 줄 가능성을 제기했다. 현재 티빙은 '광고형 스탠다드'(월 5500원), '스탠다드'(월 1만3500원), 프리미엄 상품을 판매 중이다.이현지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티빙이 최소 65만명 이상의 구독자를 확보할 경우 광고 매출을 고려해 순이익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5월 프로야구 시청 유료 전환 시작과 6월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며 턴어라운드(흑자 전환)가 올해 중 가시화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4.04.15 07:00
IT

SK스퀘어는 다이어트 중…강력한 투자 '한 방' 언제쯤?

글로벌 ICT 투자 기업을 꿈꾸는 SK스퀘어가 혹독한 다이어트에 돌입했다. 과거 성장 가능성에 기대를 걸었지만 부진에 빠진 커머스(11번가) 등 주요 자회사의 정리 작업에 여념이 없다. SK스퀘어의 '선택과 집중' 전략을 시장은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만, 본업인 '투자'에 있어서는 제대로 된 한 방을 아직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17일 업계에 따르면 11번가의 재무적 투자자(FI)인 나일홀딩스 컨소시엄(국민연금·새마을금고·H&Q코리아 등)은 최근 씨티글로벌마켓증권과 삼정KPMG를 11번가 매각 주관사로 선정했다.매각 희망가는 5000억원으로 알려졌는데, 6년 전 11번가의 기업 가치 3조원은 물론 NAV(순자산가치) 2조2100억원에도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이 컨소시엄은 지난 2018년 11번가에 5000억원을 투자하면서 지분 18.18%를 취득했다. 당시 온라인 쇼핑 트렌드 확산으로 이커머스가 대세로 부상하고, 쿠팡이 지금의 입지를 다지기 전이라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그런데 빠른 배송과 포털의 접근성을 앞세운 쿠팡과 네이버가 시장을 선점하면서 11번가의 입지가 좁아졌다.결국 2020년부터 적자에 허덕이기 시작했고, 작년에도 전년처럼 1000억원이 훌쩍 넘는 영업손실을 냈을 것으로 추정된다. 결국 증시 상장에 닿지도 못하고 강제 매각 절차에 돌입하게 됐다.당초 증권가는 SK스퀘어가 투자 약정 기한이 도래해 투자자들의 주식을 되사는 콜옵션을 행사할 것으로 예상했다.하지만 SK스퀘어는 이 권리를 포기했고, 회사가 보유한 11번가 지분(80.26%)까지 제3자에게 팔 수 있는 동반매도요구권(드래그얼롱)이 발동됐다. FI가 직접 투자금을 회수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증권 업계 관계자는 "콜옵션 행사를 기본으로 투자 기관이 '회수에 문제가 없겠구나'라고 보고 투자한다"고 말했다. 통상 콜옵션 행사가 관례인데 이례적이라는 분석이다.일단 11번가는 매각 이슈와 관계없이 수익성 개선에 총력을 기울인다. 올해 오픈마켓은 과거의 영광을 되찾고 익일 배송 서비스를 강화해 2025년에는 적자를 벗어나겠다는 포부다.11번가 관계자는 "치열한 경쟁 속에서 도태되지 않기 위한 노력"이라며 "투자자와 대주주가 긴밀하게 협력해 최선의 결과로 이어지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11번가는 작년 말 창사 이래 첫 희망퇴직을 실시하기도 했는데, 신청 규모는 크지 않았으며 수년 전부터 이야기가 나온 터라 내부적으로 크게 동요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매각에 따른 직원들의 보상도 아직은 검토할 시기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국내 최대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를 지향했던 SK스퀘어의 웨이브는 티빙과의 합병으로 분위기 전환에 나서는 모습이다.웨이브는 지상파 3사 동맹의 이점을 살려 등장 1년 만에 1000만 가입자를 돌파했지만, 핵심인 오리지널 콘텐츠로 재미를 보지 못하고 3위 밖으로 밀려났다.지난달 MAU(활성 이용자 수)는 403만6103명으로 넷플릭스(1164만2792명), 쿠팡플레이(664만7884명)와의 격차를 좁히지 못했다.이에 3위 티빙(521만7166명)과 합병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는데, CJ ENM이 최대 주주가 되고 SK스퀘어가 2대 주주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그나마 보안 전문 업체 SK쉴더스는 성공한 투자 사례로 꼽힌다. 사이버 보안과 스마트홈, 무인 서비스 등 신기술을 접목하며 2018년 인수 후 5년 만에 기업 가치를 2배 가까이 키웠다.이어 지난해 SK스퀘어는 스웨덴 발렌베리가의 투자사 EQT파트너스에 SK쉴더스 지분 일부를 8600억원에 매각하고 2대 주주로 공동 경영을 펼치게 됐다.한솥밥을 먹었던 자회사들과 멀어지는 것은 아쉽지만 시장 반응은 나쁘지 않다. 회사의 리밸런싱(조정) 활동에 주가는 1년 전보다 30% 상승했다.다만 핵심 포트폴리오였던 반도체·미디어·보안·커머스 통틀어 절반의 성공에 그쳐 2025년 NAV 75조원 달성이라는 목표에 닿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현재 총 NAV는 27조2000억원이다.SK스퀘어 관계자는 "티맵모빌리티(모빌리티)와 원스토어(앱마켓)의 밸류업과 11번가의 리밸런싱, 그리고 반도체(SK하이닉스) 투자가 올해 주요 전략"이라고 말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4.01.18 07:00
산업

SK, 11번가 재매각 본격화로 '가치 뚝'

SK가 11번가의 재매각이 본격화되면서 불명예 기록을 쓸 전망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11번가의 재무적 투자자(FI)인 나일홀딩스 컨소시엄이 최근 씨티글로벌마켓증권과 삼정KPMG를 11번가 매각 주관사로 선정했다. 나일홀딩스 컨소시엄은 국민연금과 새마을금고, 사모펀드 운용사인 에이치앤큐(H&Q) 코리아 등으로 구성돼있다.해당 컨소시엄은 2018년 11번가에 5000억원을 투자하면서 지분 18.18%를 가져갔다. 하지만 지속하는 영업손실과 이커머스 업황 악화 속에 11번가가 투자 약정상 조건인 5년 기한(지난해 9월 30일까지) 내 기업공개(IPO)를 성사하지 못하면서 막다른 길에 몰렸다. 11번가는 2020년 98억원의 적자를 시작으로 영업손실이 2022년 1515억원으로 불어나는 등 4년 연속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11번가의 모기업인 SK스퀘어가 FI가 보유한 지분을 다시 사들이는 '콜옵션' 행사를 포기함에 따라 FI가 직접 매각 작업을 통해 투자금 회수에 나서는 상황이 됐다. 투자 약정에 따르면 SK스퀘어가 콜옵션을 포기할 경우 FI는 SK스퀘어가 보유한 11번가 지분(80.26%)까지 한꺼번에 제3자에 매각할 수 있는 '동반매도요구권'(Drag-along)을 행사할 수 있다.이번 매각이 성사되면 국내에서 ‘동반매도요구권을 통한 최초 매각’이라는 불명예 기록을 남기게 된다. 이번 매각은 FI가 자금을 먼저 회수하는 워터폴(Waterfall) 방식으로 진행된다. 매각 희망액은 5000억원대로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2018년 투자 당시 11번가 기업가치(3조원 안팎)를 한참 밑도는 것이다. 지난해 큐텐과의 협상에서의 매각가인 1조원과 비교해서도 절반이나 뚝 떨어졌다. 매각가가 낮아지면서 매각 가능성은 높아졌다. 인수 가능 업체로는 11번가와 전략적 제휴 관계인 미국의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과 한국 이커머스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는 알리바바그룹 등이 거론된다. 큐텐도 후보군이다.티몬, 위메프, 인터파크쇼핑 등을 거느린 큐텐은 지난해 하반기 11번가 지분 인수 협상에 나섰으나 SK스퀘어에 투자금 조달로 발생할 채무의 지급 보증을 요구하면서 막판에 협상이 무산된 바 있다. 큐텐의 전략적 파트너였던 메리츠증권이 SK스퀘어에 지급 보증을 요구하면서 틀어졌다. 큐텐과의 지분 투자 협상 과정에서 시행한 법무·재무 실사 자료가 이미 확보된 만큼 FI가 서두른다면 2~3개월 내 매각 작업이 마무리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고 있다. SK는 11번가 매각으로 커머스 시장에서 완전히 발을 뺄 전망이다. 11번가는 2010년부터 진행해온 '티켓 11번가' 서비스를 지난 1일 종료했다. 지난 연말에는 '홈앤카' 서비스도 문을 닫았다. 한편 매각이 완료되면 SK스퀘어의 장부가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1조3000억원 이상의 지분가치가 모두 사라지는 등 손실이 불가피하다. 다만 SK스퀘어의 연결 실적에서 11번가의 장부가가 0원으로 바뀌면서 실적은 개선될 여지가 있다. SK스퀘어 관계자는 "FI와 잘 공조해 실사와 지분 처리 등의 매각 절차를 순조롭게 진행하겠다"고 말했다.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1.09 13:01
산업

단숨에 ‘로봇대장주’로 등극한 두산로보틱스

두산로보틱스가 ‘로봇 대장주’로 주목받고 있다. 차세대 먹거리로 꼽히는 로봇 사업과 관련해 대기업 주도로 개발부터 상장까지 이뤄진 최초 기업이라 더욱 시선이 쏠리고 있다. 15일 두산로보틱스는 ‘로봇주’ 중 시총 1위에 오를 만큼 관심을 끌고 있다. 주가 4만5750원으로 시총 규모가 2조9655억원에 달한다. 두산로보틱스 는 삼성전자가 지분을 인수하며 시선을 끈 레인보우로보틱스를 밀어내고 ‘대장주’로 등극했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시총 2조7182억원 규모다. 특히 두산로보틱스는 미래 가치와 성장세로 인해 올해 기업공개(IPO) 최대어로 주목받았다. 그동안 경기 침체 장기화로 IPO 시장도 가라앉아 기업들의 상장 연기 행렬이 이어졌다. 이런 침체기를 뚫고 상장에 성공한 첫 사례가 두산로보틱스였다. 지난 5일 두산로보틱스는 자체 제작 로봇이 상장 시작을 알리는 북을 울리는 등 진귀한 풍경을 연출하며 출발을 알렸다. 유가증권 시장에서 사람이 아닌 로봇이 상장 북을 치는 퍼포먼스는 최초였다. 상장 첫 날 두산로보틱스는 공모가 2만6000원보다 2배 가까이 오른 5만1400원으로 거래를 마친 바 있다. 일반 청약에 청약 증거금 33조1093억원이 몰렸고, 경쟁률 524.05대 1을 기록해 흥행을 예고한 바 있다. 33조원은 올해 청약 증거금 최대 규모다. 두산그룹의 사내 벤처로 출발해 2015년 설립된 두산로보틱스는 두산 계열의 로봇 제조 전문업체다. 무인카페 운영 로봇 등 협동로봇이 주력 제품이다. 협동로봇은 사람과 같은 공간에서 작업하며 물리적으로 사람과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 로봇이다.총 13개의 협동로봇 라인업으로 업계 최다 라인업을 구축하고 있고, 제조·서비스 등 다양한 영역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더불어 총 40여개국, 100여개의 국내외 판매 채널을 기반으로 전체 매출의 60% 이상을 북미, 유럽 등 해외에서 창출하는 등 해외 판로 확대를 지속해 도모하고 있다. 두산로보틱스는 협동로봇 분야에서 국내 1위, 세계 4위 수준의 경쟁력을 지니고 있다. 기술 경쟁력과 매출 부문에서 경쟁사인 레인보우로보틱스, 뉴로메카 등에 한 발 앞서가고 있다. 2022년 449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올해 상반기에 237억원의 매출을 신고했다. 올해 500억원대의 매출 목표를 잡고 있다. 류정훈 두산로보틱스 대표는 "다양한 산업과 사람들의 생활에 안전하게 적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협동로봇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B2B 로봇 사업 시장을 선점한 뒤 장기적으로 B2C로 사업을 확장, 글로벌 종합 로봇 솔루션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두산로보틱스는 지난 10일 협동로봇 앱을 개발·공유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플랫폼 '다트 스위트'(Dart Suite)를 출시했다. 다트 스위트는 스마트폰과 유사한 사용 환경을 제공해 개발자와 사용자 모두 협동 로봇을 손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소프트웨어 중심 생태계다. 이 같은 플랫폼으로 인해 편리함이 배가될 것으로 보인다. 대대적인 투자로 인해 지난해 13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기도 했다. 류 대표는 "소프트웨어 플랫폼 투자 관련해 100억 넘게 쓰는 등 선투자를 많이 했다. 사업의 마진율이 높고, 물량이 늘어나며 고정비가 상쇄되는 점을 고려할 때 내년에 손익분기점을 돌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산그룹에서도 기대가 크다. 두산밥캣 이후 7년 만에 IPO를 성공적으로 이끈 데다 로봇은 반도체와 함께 그룹의 미래 먹거리 중심축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그룹에서 로봇 사업을 더 키우기 위해 IPO를 추진했고, 선제적인 투자금을 확보했다"며 "그룹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면 적극적으로 밀어줄 의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10.16 06:55
금융·보험·재테크

BNK경남은행 횡령사고 역대 최대 3000억 '충격'

BNK경남은행 횡령 사고 규모가 3000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져 역대로 가장 규모인 것으로 확인됐다. 역대 최대는 지난해 우리은행 횡령 사고(668억원)였다. 금융감독원은 20일 경남은행 횡령 사고 검사 결과, 투자금융부 직원 이모 씨의 횡령 규모가 2988억원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허위 대출 취급을 통해 횡령액이 1023억원, 서류 위조 등을 통해 대출 원리금 상환 자금을 빼돌린 규모가 1965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이 씨는 PF대출 차주들이 대출 취급을 요청한 사실이 없는데도 허위 대출 서류를 만들어 거액의 대출을 실행한 것으로 조사됐다.허위 대출금은 무단 개설한 계좌나 가족·지인 명의 계좌 등에 이체했다. PF대출 차주(16개 시행사)가 정상 납입한 대출 원리금 상환자금도 지인·가족 명의 법인에 빼돌렸다. 자신의 횡령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다른 시행사 대출 계좌로 송금시킨 경우도 있었다.이 씨는 거액의 횡령 자금을 골드바나 부동산 매입, 골프·피트니스 회원 구매, 자녀 유학비, 주식 투자 등에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횡령에 따른 경남은행의 순손실 규모는 595억원으로 집계됐다.15년간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업무를 담당해온 이 씨는 2009년 5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본인이 관리하던 17개 PF 사업장에서 총 2988억원을 빼돌린 것으로 드러났다. BNK금융지주와 경남은행 모두 이씨와 관련한 금융 사고 정황을 지난 4월 초 인지했지만 자체 조사 등을 이유로 금융당국 보고는 지연됐다.금감원은 지난 7월 21일부터 긴급 현장검사에 착수했으며 지난 달 초까지 500억원대의 횡령 혐의를 확인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검사를 통해 횡령 혐의를 추가로 포착했다.금감원은 "이번 거액 횡령 사고는 BNK금융지주와 경남은행의 금융사고 예방을 위한 내부통제 기능 전반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발생했다"고 진단했다.BNK금융지주는 자회사인 경남은행의 위험 관리 및 업무실태 점검에 소홀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BNK금융지주는 경남은행에 대한 내부통제 관련 테마 점검을 실시하면서도 고위험 업무인 PF대출 취급 및 관리에 대해서는 점검을 실시한 사례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특히 경남은행은 2020년께부터 PF 대출이 급격히 증가하는 상황이었다. 경남은행은 이 씨가 15년간 동일 부서에서 PF대출 업무를 담당했음에도 장기 근무자를 대상으로 하는 명령 휴가를 한 번도 실시하지 않았다. 이 씨에게 자신이 취급한 PF 대출에 대해 사후관리 업무까지 수행하게 하는 등 직무 분리도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금감원은 "횡령 금액 사용처를 추가 확인하고 검사 결과 확인된 사고자 및 관련 임직원의 위법·부당 행위에 대해서는 엄정 조치하겠다"고 밝혔다.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09.20 15:39
연예일반

경찰 ‘기생충’ 등 투자했던 자문사 대주주 ‘폰지사기 혐의’ 압수수색

경찰이 영화 ‘기생충’ 등에 투자했던 자문사 대주주에 대한 강제 수사에 나섰다.25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전날 오후 1시30분부터 8시까지 투자 자문사 대주주 A 씨의 주거지와 사무실 등 5곳을 압수수색했다. A 씨는 2년여 전 비상장주식에 투자해 투자금을 불려주겠다며 1인당 많게는 100억원 이상을 받은 뒤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알려진 바에 따르면 A씨는 피해자들에게 연 30% 정도의 수익을 약속했지만 원금까지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이 파악한 피해액만 약 1000억 원이다.A 씨는 투자자를 데려오면 수수료를 주는 다단계 영업 방식으로 투자금을 불렸으며, 다른 사람의 투자를 받아 수익금의 일부를 돌려주는 폰지사기 수법도 활용한 것으로 나타났다.경찰은 압수물에 대한 분석을 마치는대로 A 씨 등을 소환조사할 예정이다.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3.07.25 17:53
산업

상장 밀어부칠 분위기 아니다…11번가, 제 2·3의 길 찾을까

연내 기업공개(IPO)가 유력시됐던 이커머스 플랫폼 11번가의 속내가 복잡하다. IPO 시장이 침체하면서 가치를 온전히 인정받기 힘들다고 판단되자, 상장 시기 연기 등 다양한 방안을 두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1번가는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도 당일배송 서비스인 '슈팅배송'에 고삐를 쥐며 외형 키우기에 집중하고 있다. 상장 연기설 솔솔 13일 업계에 따르면 11번가는 지난 2018년 국민연금과 사모펀드 운용사 H&Q코리아 등으로부터 5000억원을 투자받고 5년 내 상장을 약속했다. 올해는 약속한 상장 시기의 마지막 해이며, 오는 9월까지 상장을 마쳐야 한다. 약속을 지키지 못할 경우 투자금과 더불어 연 8%의 이자를 더해 돌려줘야 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일정이 빡빡하다. 통상 45일가량이 소요되는 상장예비심사 기간을 고려하면 늦어도 7월 안에는 신청을 완료해야 한다. 그러나 11번가는 지난해 8월 상장 주관사를 선정한 이후 "상장 시기를 살펴보고 있다"는 원론적 입장만 반복 중이다. 11번가는 상장예비심사 자체는 어렵지 않다고 보고 있다. 11번가 관계자는 이날 "SK스퀘어가 자사 주식을 80% 가지고 있고 재무지표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며 "예비심사 과정 자체는 순조로울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다만 냉랭한 IPO 시장은 걱정거리다. 이커머스 업계는 금리인상과 경기침체로 인한 증시 위축 및 컬리와 오아시스 등 동종 분야 플랫폼의 IPO 철회로 상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설상가상 11번가가 상장을 진행한다고 해도 5000억원 투자 당시 맺은 계약에 따라 3조원 수준의 기업가치 평가를 받아야 하는 처지다. 회사 관계자는 "투자자와의 약속인 상장은 예정대로 추진한다는 것이 공식 입장"이라며 "다만 최근 국내 IPO 시장이 어려운 상황에 있어 상장 외에도 플랜 B와 C, D 등 다양한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지분매각이나 투자유치 등을 11번가가 상장 대신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로 꼽고 있다. 실제로 박정호 SK스퀘어 부회장은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SK쉴더스 매각 계획을 발표할 때 "11번가도 SK쉴더스처럼 IPO가 아닌 다른 방식의 투자자를 찾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SK스퀘어​는 11번가의 지분 80.26%를 보유하고 있다. 외형 키우기는 계속 IPO를 두고 다양한 분석이 쏟아지는 가운데 11번가는 외형 확대라는 목표를 향해 걸어가고 있다. 설령 올해 상장을 하지 못하더라도 IPO는 언젠가는 해야 할 숙제이기 때문이다. 제대로 된 기업가치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일단 몸집부터 키워야 한다. 11번가는 지난해 매출 789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41% 증가했으나 영업손실은 1515억원으로 전년 대비 적자 규모가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올해도 비슷한 분위기다. 11번가의 올 1분기 매출은 216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4.5% 증가했다. 그러나 영업손실 역시 318억원으로 70억원 더 늘었다.업계는 늘어나는 영업손실의 이유로 외형 확대를 위한 투자를 꼽는다. 11번가는 지난해 6월 론칭한 직매입 기반 빠른배송 서비스인 '슈팅배송'에 사활을 걸고 있다. 슈팅배송은 평일 자정까지 주문한 상품을 다음날 바로 받아볼 수 있는 익일 배송 서비스다.11번가는 지난해까지도 일부 생필품에 그쳤던 직매입 익일배송 서비스 슈팅배송 상품군을 식품, 소형가전 등으로 확대 중이다. 효과를 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11번가의 익일배송 판매상품수(SKU)는 작년 1분기 4000여개 수준에서 올해 1분기 4만3000여개로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슈팅배송을 시작한 지난해 연간 매출 역시 전년 대비 절반 가까이 증가했다. 문제는 초기 투자비용이다. 직매입 익일배송은 빠른 외형 성장을 할 수 있지만, 물류센터 구축비용 등 각종 운영비가 많이 든다. 11번가는 슈팅배송을 위해 경기도 파주 등에 익일배송을 위한 물류센터를 새로 임차하고, 3자 배송을 진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하형일 11번가 사장이 올해는 IPO를 포함해 기업가치 극대화를 위해 집중하겠다는 뜻을 피력했다"며 "당분간 11번가의 외형확대를 위한 노력은 계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3.06.14 07:01
스타

[IS시선] '1조 원대 주가 조작' 사태, 임창정이 몸통인가

가수 임창정의 이름이 연일 방송사 뉴스에 오르내리고 있다. ‘1조 원대 주가 조작’ 의혹이 제기된 외국계 증권사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에 연루된 것으로 보인다는 게 이유다. 임창정은 ‘피해자’임을 주장하며 의혹에 해명을 했지만 여전히 논란의 중심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문제는 ‘1조 원대’라는 큰 액수의 투자금이 거론되고 있는 이 사태의 초점이 임창정에게만 맞춰져 있는 듯하다는 것이다. 임창정이 ‘피해자’인지 ‘공범’인지가 논란의 중심축이 된 분위기다. 임창정이 주가 조작 의심 세력이 주최한 운용자금 1조 원 달성 기념 파티에 참석한 이유, 동료 연예인 등 다른 사람들에게 투자를 권유했는지 여부 등에 관심이 쏠렸다. 임창정의 권유로 투자를 했다가 손해를 본 연예인으로 가수 박혜경이 거론됐다가 박혜경 본인이 직접 나서서 부인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사건에서 임창정의 이름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임창정의 이름이 사태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환기시키는 역할은 할 수 있다. 임창정은 숱한 히트곡과 흥행 영화로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들어봤을 만한 스타이며 현재도 발라드 가수로서, 예능프로그램 출연자로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기 때문이다. 주식, 주가조작 등에 관심이 없어도 임창정의 이름 때문에 이번 사태를 다시 들여다보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이는 대중이 이 같은 사안에 경각심을 갖도록 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하지만 임창정만 너무 부각이 되다 보니 실제 이 세력이 어떻게 구성이 됐는지, ‘주가 조작’이라는 이들의 수법은 어떤 것이었는지, 대중은 투자 제안을 받는다면 어떤 점에서 ‘주가 조작 세력’이라는 의심을 할 수 있을지 등에 대해서는 관심이 멀어진 듯하다. 몸통은 보지 못하고 꼬리에만 관심이 쏠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터다.물론 임창정이 ‘피해자’임을 주장해도 이번 사태에서 비판을 피하긴 어려워 보인다. 선종문 법무법인 광야 대표변호사에 따르면 자본시장법상 일임매매는 금지가 돼 있는 만큼 주가 조작 사실을 알고 가담한 것이라면 임창정은 ‘공범’이 될 가능성도 있다. 자본시장법(제176조) ‘자기가 매도하는 것과 같은 시기에 그와 같은 가격 또는 약정 수치로 타인이 그 증권 또는 장내파생상품을 매수할 것을 사전에 그 자와 서로 짠 후 매수 혹은 매도하는 행위’에 따라 1년 이상 유기징역이나 위반 행위로 얻은 이익 또는 회피한 손실액의 3배 이상·5배 이하의 벌금 처분을 받을 수 있다.하지만 어디까지나 ‘공범 가능성’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주범은 따로 있다는 것이다. 사태와 관련한 모든 결과가 나온 뒤에 임창정을 비롯한 참여자들에게 쓴소리를 해도 늦지 않을 터다.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킨 중대 사건인 만큼 연예인의 개인 사건으로 치부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지승훈 기자 hunb@edaily.co.kr 2023.05.02 05:25
연예일반

법조계가 본 ‘임창정 주가조작 연루 의혹’…피해자일까 가해자일까?

가수 임창정이 주가조작 세력에 30억원을 맡겼다가 수십억 원에 달하는 손해를 봤다고 호소했다. 임창정은 주가조작 사실을 몰랐다며 세력에 가담했다는 의혹에 대해 자신은 “피해자”라고 주장하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의심되는 정황이 있다”는 관점도 있지만 “임창정이 투자자로서 손실을 본 것”이라는 상반된 의견도 나오고 있다.형사, 부동산 사건 전문 A 변호사는 27일 일간스포츠에 임창정이 주가조작을 모르고 세력에게 수십억 원의 돈을 맡기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임창정의 투자 금액(30억원)이 워낙 큰 액수이며, 주식 매수·매도에 대한 권한 자체를 세력에 일임한 것이 일반적 주식 거래 관행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상식상 주식 매수·매도에 대한 권리를 양도하기 전 어떤 항목에 투자를 하는 것인지, 위법성은 없는지 확인을 거친다.만약 임창정이 주가조작 사실을 알고 가담한 것이라면 자본시장법(제176조) ‘자기가 매도하는 것과 같은 시기에 그와 같은 가격 또는 약정 수치로 타인이 그 증권 또는 장내파생상품을 매수할 것을 사전에 그 자와 서로 짠 후 매수 혹은 매도하는 행위’에 따라 1년 이상 유기징역이나 위반 행위로 얻은 이익 또는 회피한 손실액의 3배 이상·5배 이하의 벌금 처분을 받을 수 있다.반면 임창정의 말대로 주가조작 사실을 모른 채 투자 대리인에게 돈만 맡긴 것이라면 주가조작 혐의가 적용되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다만 투자자로서 손실을 겪은 것일 뿐, ‘피해자’라는 말은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이다.B 변호사는 사전에 주가조작을 전혀 인식하지 못했다는 임창정의 말이 사실이라면 고의가 없기 때문에 주가조작 혐의가 적용되기 어렵다고 보았다.그러나 임창정은 투자자로서 손실을 본 것일 뿐, ‘범법행위’를 저지른 가해자에게 당하는 경우에 쓰이는 ‘피해자’라는 단어를 사용하기에는 모호한 지점이 있다고 했다.◇ 금융당국 “주가조작 의혹 들여다볼 것”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은 주가폭락을 주도한 세력으로 의심받는 10명에게 출국금지 조치를 내렸다. 이들은 투자자 명의의 휴대전화로 주식을 사고팔며 주가를 끌어올리는 일명 ‘통정거래’ 의혹을 받고 있다.이 과정에서 임창정은 세력에게 자신과 아내 서하얀의 명의로 총 30억원을 투자하고 신분증까지 건네주며 대리 투자를 맡겼다. 임창정의 투자금은 한 달 반 만에 30억원의 2배가량 오른 58억원이 됐다. 이들은 임창정의 자금을 바탕으로 신용매수를 해 총 84억원의 주식을 사모았다. 하지만 지난 24일 세력이 매수했던 주가가 폭락하기 시작했고, 임창정의 투자금도 90% 증발됐다.당국은 주가조작 관련 사건에 대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이번 거래가 정상적인 거래였는지 여부를 조사 중”이라며 “작전세력이 개입해 주가를 조작했다는 의혹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것”이라고 밝혔다.권혜미 기자 emily00a@edaily.co.kr 2023.04.27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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